눕코노미 좌석의 신세계

눕코노미 좌석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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눕코노미 좌석의 등장

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영상을 보다가 눈에 띄는 한 장면이 있었다. “눕코노미 당첨”이라는 자막이 등장하며, 비행기 좌석에 누워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. ‘눕코노미’란 누워서 즐기는 이코노미 좌석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말이었다. 이 장면을 보니 지난봄, 비엔나로 떠난 내 여행이 떠올랐다.

이미지캡처:빠니보틀 여행 유튜브

이코노미 좌석의 어떤 모습

인천에서 비엔나로 향하는 비행기 예약 상황은 만석에 가까웠다. 늦게나마 복도 쪽 좌석으로 변경하느라 추가 요금을 지불했지만, 막상 탑승해 보니 내 뒷좌석의 창가 쪽 세 자리가 고스란히 비어 있었다. 억울한 마음이 스쳤다.

기내식 후, 캔맥주를 마시며 비어 있는 창가 좌석을 흘끗 바라보니, 뒷좌석 중년 여성 승객 한 분이 그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. 비행기 조명이 어두워진 후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나 보니, 그 중년 여성 승객은 비어있는 세 좌석을 눕코노미로 만들어 누워 있었다. 처음 보는 광경이었고, 그때는 그리 바람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.

비엔나 여행의 마지막 날 비가 내렸다. 나는 방수 후드티만 걸친 채 비 내리는 거리를 거닐었다. 오전을 걷다 보니 감기 기운이 살짝 느껴졌지만, 비엔나의 예술가들이 걸었을 그 길의 낭만을 느끼며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. 그렇게 비엔나의 향기를 가슴에 담고 공항으로 향했다.

▶비엔나 트램타기

비 내리는 비엔나

눕코노미 좌석의 특별한 경험

탑승을 해보니 귀국 비행기도 거의 만석이었다. 다만 내 자리 주변 세 좌석은 비어 있었다. 뒷좌석의 숙녀 승객도 마찬가지였다. 첫 번째 기내식과 함께 캔맥주를 마시고 나서야 나는 눕코노미가 가능한 좌석에 앉아있다는 것을 알았다. 빠니보틀의 표현처럼 “눕코노미 당첨”이었다.

기내 조명이 꺼지고,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심해지자 나는 생애 첫 눕코노미 좌석을 활용하기로 했다. 몸을 웅크리며 담요를 덮고 누웠을 때, 기내의 차가운 에어컨 공기 속에서도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.

어두운 기내, 좁은 좌석에서 불편하게 잠을 청하거나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승객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. 아마도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했을 것이고, 또 누군가는 내가 혼자서 그 공간을 차지한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. 그러나 감기라는 이유로 내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눈을 감았다.

비행기는 끝없이 하늘을 날았고, 두 번째 기내식쯤에 깨어보니 뒷좌석의 숙녀 역시 눕코노미 좌석으로 누워있었다.

눕코노미 문화의 심리

눕코노미 좌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양할 것이다. 항공사와 승무원들의 입장에서, 그들은 안전과 서비스의 관점에서 이 상황을 생각할 것이다.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큰 문제 삼지 않겠지만, 그들 역시 타인의 불편함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.

문득 떠올렸다. 인천공항을 떠날 때, 누군가의 눕코노미 좌석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던 내가, 일주일 만에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는 것을……

타인을 함부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.



마치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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